자작시, 주제없는 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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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서시 + 짧은 개인 얘기
서시 _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서시이다. 초등학생 시절에 서시를 처음 접한 그 순간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가슴 깊게 전해지는 의지에 그날 외워질 때까지 읊었다. 학창시절엔 좀 더 많은 시들을 외우고 다녔으나, 지금도 평소에 외우고 다녀 낭독할 수 있는 시는 딱 세 편 뿐인데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이 읊은 시이다. 적게 잡아도 살면서 수천번은 음독을 하였고 훨씬 보수적으로 잡아도 백번 가량은 누군가의 옆에서 낭독을 하였다. 이 시를 외국인 친구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서 대학에서 기회가 되어 외..
2020.07.29 -
자작시_ 장마
엄청 겁나게 억수로 흘러내려 비탈길을 걷다 고이지 않은 빗물에도 발이 젖을 수 있음을 상기했다. 더위가 싫어 장마를 즐겼으나 비를 가리지 못할 때야 문제가 있다 비를 받지 못해 내 발이 잠길 때야 문제가 있다. 땅과 풀 포기와 나무는 준비된 만큼 받아들이고 메마르게 가꾼 토양은 단비에도 무너져 흘러간다. 이 땅에 나무와 풀과 배수로까지 마련해야 비로소 장마를 받아들이겠지 오늘은 이곳에 풀 한 포기 씨앗을 심어둔다. ------------------------------------------------------------------------------------------------------------------------ 지난밤 기사를 보니 이번 침수로 허망하게 떠난 목숨이 여럿 있었다. 이 시는 ..
2020.07.24 -
주제없는 글_ 블로그 운영 중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번 주말에는 개인적인 공부를 하고 쉬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딱히 글을 남기지 않을 생각이었다. 사실 이론적으로 반도체 집적도 1000배를 가능케하는 울산과기대에서 사이언스지에 실은 논문과,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전세심리에 작용한 영향과 단기적 집값 상승 그리고 그에 대한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 부터의 흐름에 대해 얘기를 하고는 싶었는데 묻기로 하였다. 이론은 실현까지 너무 오래 남은 얘기이고, 정권별 경제 관점과 정책의 뒷배경 같은걸 정치학과 경제학적으로 개인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그 긴 얘기를 이해시키기 힘들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읽거나 혹은 생각하지 않고 동하는게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 얘기는 평소에 내 경제관을 많이 들어온 친구들 사이에서나 부연설명..
2020.07.05 -
자작시_ 기억 2, 회상, 그대 떠난 자리, 영예
기억 2 내가 그리워하던 시절들은 생생히 기억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잔잔한 호수에 새로이는 물수제비 동심의 물결을 바라보듯 막연한 행복감과 상실을 느끼었다. 현재 하는 고요함은 그 짐작못한 웅덩이던가 지금 던지는 돌맹이던가 잔상 같은 마음이던가 넋을 놓고 표정은 무엇을 표하는지 넓고도 넓고 멀고도 멀어 아득하니 광인은 망연한 중 내게왔다. 기대에 찬 그 낯은 무얼 찾는가 호수를 뒤로 하면서 지금을 생생히 하길 다짐한다. 오늘 이 날에 막연한 기대감을 두었다. ------------------------------------------------------------------------------------------------ 회상 지난날 그의 눈에 들고 싶었고 그의 뜻이 되어 내 자신을 속였다 그러..
2020.06.28 -
자작시_ 기억
기억 아, 아 유월의 태양은 너무나도 강렬하여 올려다 볼 염두조차 못내 이 그늘에 앉아 덥다 느끼는데 오늘이 지나 칠팔월이 오면 그늘까지 열이 닿을까 우려하여 옛 기억을 되짚으니 아... 아! 그 기억은 왜 이리 강렬한지 되짚어볼 엄두를 못내 이 그늘에 앉아 그 느낌만 곱씹는데 오늘이 지나 다음이 오면 나는 그 기억 속에서 기회를 다시 잡으리 반드시 잡으리
2020.06.22 -
상처, 삼겹살_자작시
상처 깊이 패이지 않았다. 깊게 베이지 않았다. 흉이지고 살을 꼬매던 와중에도 그렇게 위안했다 뼈가 부러졌더라도 지내다보니 붙어있더라 그러다 어느날 작은 찰과상에 곪을지 알지 못한채 진액이 나오는걸 보고서야 말끔히 드러내고 알싸한 소주향의 소독약을 바른다. 상처가 지져지는 그 순간은 참 아프더라 아마 그 이전은 너무 깊었고 너무 갈라졌고 끔찍했을텐데. 제때 받은 진통제 소염제 항생제에 나는 내 상처의 아픔을 잊어버렸다. 살짝 부딪혀도 울던 아이시절을 철 없게 바라보았다. -------------------------------------------------------------------------------------------------------------- 삼겹살 저번엔 전기 불판 썼더니 불맛이..
2020.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