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3

자작시/ 나의 자화상

그리워하던 그 때가 왔는지 보려고 산모퉁이를 돌아 버려진 우물을 찾아 안을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그 시절 처럼 달이 밝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이젠 여름이 왔습니다. 오늘 우물 속 비친 사내 모습을 보면 기쁨이 있어야 할텐데 오늘도 그 사나이가 미워져 생각이 멈춥니다. 전에 여기 있던 사나이는 미워도 그립고 가을 속 추억처럼 남아있었는데 어쩐지 이제는 그리움도 없이 미워져 돌아갑니다. 그 시절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 눈..

카테고리 없음 2020.08.16

윤동주-서시 + 짧은 개인 얘기

서시 _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서시이다. 초등학생 시절에 서시를 처음 접한 그 순간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가슴 깊게 전해지는 의지에 그날 외워질 때까지 읊었다. 학창시절엔 좀 더 많은 시들을 외우고 다녔으나, 지금도 평소에 외우고 다녀 낭독할 수 있는 시는 딱 세 편 뿐인데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이 읊은 시이다. 적게 잡아도 살면서 수천번은 음독을 하였고 훨씬 보수적으로 잡아도 백번 가량은 누군가의 옆에서 낭독을 하였다. 이 시를 외국인 친구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서 대학에서 기회가 되어 외..

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_별헤는밤(윤동주) 모나미 에디션

평소 같으면 퇴근을 할 시간이 되어도 붐비는 퇴근길이 싫어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하거나 읽고 싶은 책을 읽다가 시간이 충분히 늦어지면 집에 들어가는 게 일상이었는데 오늘은 서둘러서 퇴근을 하고 yes24 중고서점에 들렀다. 내가 서점에 들렀다 하여 책을 살펴보기 위함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는 주말에 교보문고는 자주 갔지만 yes24 서점은 난생처음 가보았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서울 퇴근시간의 인파의 압박을 떠안으면서까지 처음 가보는 그곳을 방문한 이유는 지인을 통해 '별헤는밤(윤동주)' 한정판 모나미 볼펜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윤동주의 유고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무척이나 아끼는데 그중에 외우고 사는 시는 '서시' 하나뿐이지만 시집에 담긴 ..

사회,문화 202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