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나의 자화상
그리워하던 그 때가 왔는지 보려고 산모퉁이를 돌아 버려진 우물을 찾아 안을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그 시절 처럼 달이 밝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이젠 여름이 왔습니다. 오늘 우물 속 비친 사내 모습을 보면 기쁨이 있어야 할텐데 오늘도 그 사나이가 미워져 생각이 멈춥니다. 전에 여기 있던 사나이는 미워도 그립고 가을 속 추억처럼 남아있었는데 어쩐지 이제는 그리움도 없이 미워져 돌아갑니다. 그 시절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