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 칠흑 빛깔의 먹물 위에서 단 일점 바꿀 수 없어도 이 혈관 모든 심장에 다짐을 했다. 실오라기 틈새의 햇발에도 광염에 놓인 나방과 같이 따라가겠다. 심연을 지나갈 길을 안다면 일생을 걸어두겠다. 이제 다시 바꿀 수도 없단 생각에 가던 길을 넋 잃고 바라도 보았다. 지나왔던 세상 많은 가시밭들은 다시금 자라나 발밑에 닿았다. 이러한 모든 게 다 고정돼 있어도 적어도 하나는 들어내겠다. 이제껏 발길에 채인 돌도 새롭게 늘상 다닌 거리도 새롭게 다시 다가온다. 이 생애의 흐름은 멈추지 않았고 일생의 강물은 흘러오니 내 삶의 오만과 불평을 가지고 나는 언제까지 가지고 가겠는가 나아가자 시간은 흘러가 돌이킬 수 없으나 닿았던 시련은 기억에 잠긴다. 여기 놓인 세상 많은 장애물들을 밟고서 딛고서 올라가 볼 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