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주제없는 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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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_ 서시를 대하며
땅을 밟고서 서있는 동안은 모든 죄행들이 남기를, 낙엽에 가린 자국에도 나는 두려워했다. 풀을 읊조리는 가짐으로 모든 살아가는 것을 지켜봐야지 그리고 가슴에 전해진 뜻을 이어가야겠다. 이번 가을도 풀이 낙엽에 가리운다.
2020.11.18 -
2021 신춘문예 응모를 하며...
따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제가 블로그에 올리던 시들은 제가 지은 시들 중에 제 맘에 그다지 들지 않거나 완성되지 못하여 이후에 따로 활용하지 않을거라 생각한 시들을 주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신춘문예에 응모를 하면서는 여기 블로그에 올리지 않은 비공개 시들을 활용하였으나 개중에 하나가 살펴보니 여기에 미완성인 채 연 하나를 공개로 올렸던, 그 당시 가제로 청록이라는 시입니다. 해당 시는 두 시기의 감정을 각각 다른 시기에 작성하여 하나로 합쳐서 비로소 완성시킨 시인데, 올해 여름에 처음 쓰기 시작하여 가을에 완성하였습니다. 잎이 무르익고 단풍이 져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를 담는 시이나 해당 시를 완성시키기 전에 앞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처음 썼던날 블로그에 올리고 이후에 시가 더 쓰여지고 따로 활용해..
2020.11.13 -
자작시_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呼(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呼 다발에 담기지 못한다 하여 꽃이 아름답지 않음은 아니리 혹자 세상 제일가도 불기용에 무의미라 일러도 절벽에 뿌리 내린 매화라도 눈 속에서 일생의 미를 간직하니 제일의 뜻은 멀리 있지 않는다.
2020.10.14 -
자작시_ 나의 시가 좋아서
나의 시가 좋아서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글은 나의 시였다. 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된 시절부터 내가 아끼는 감정들은 글의 소재로 남겨졌다. 현인들의 철학이 이 글에 담기지 못하고 역사의 조각이 표출되지 못하더라도 나는 나의 시가 좋다. 비록 쇄편으로 이루어진 것일지라도 나의 세편은 나에겐 아름다웠다. 이런 나의 그을 아끼는 그들도 나의 조각을 집어갈 테지
2020.09.17 -
자작시_ 상현망간
상현망간 달이 차오르는 와중에 이 마음은 왜 이리 공허한지 달이 차올라 원형을 이루는 와중에 영에 수렴하는 듯 하다. 긴긴 밤을 지나 내 손에 든 펜을 내려놓지 않은 때에 달이 저무는 와중에도 빈줄 알던 마음엔 세월이 담기리라.
2020.09.13 -
윤동주-서시 + 짧은 개인 얘기
서시 _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의 서시이다. 초등학생 시절에 서시를 처음 접한 그 순간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가슴 깊게 전해지는 의지에 그날 외워질 때까지 읊었다. 학창시절엔 좀 더 많은 시들을 외우고 다녔으나, 지금도 평소에 외우고 다녀 낭독할 수 있는 시는 딱 세 편 뿐인데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이 읊은 시이다. 적게 잡아도 살면서 수천번은 음독을 하였고 훨씬 보수적으로 잡아도 백번 가량은 누군가의 옆에서 낭독을 하였다. 이 시를 외국인 친구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서 대학에서 기회가 되어 외..
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