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8. 19:49ㆍ철학
"나는 해야한다.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다."
칸트가 남긴 명언으로 많이 알려진 말이다. 원문이 "Ich Kann, weil ich will, was ich muss" 인 것을 생각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가 원하는 걸, 내가 해야하기 때문이다.' 정도가 더 적합하겠다. (직역을 하게되면 '나는 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걸, 내가 해야하는 걸' 정도가 되는데 처음엔 이게 더 어색하다 생각했는데 이게 오히려 가장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에 서양 철학사가 많이 보급되고 관련 서적이 번역되기 시작한 즈음에는 당시 사회의 분위기 탓에 굉장히 과격하게 해석되어 알려진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철학이나 이데올로기, 이념 같은 사항들은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널리 퍼지고 퍼트리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 의역되어 퍼지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겠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해석되어지든 그 의미를 곱씹어보면 결국 칸트가 얘기하고자 했던 바는 와닿게 된다. 결국에는 자신의 의지와 몸 상태만 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이룰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면 된다. 우리가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어떻게 그것들을 해 나갈지 계속 고민을 해야지, 무엇 떄문에 어렵다라는 말들과 무엇 때문에 안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고민을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주변의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는 것 만으로도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온갖 부정적인 얘기를 하면서 걱정하는 것이라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명언을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물이 故정주영 회장이다. 폐유조선을 가라앉혀 간척 사업을 성공 시키고, 조선소를 짓기전에 선박 수주를 받고, 조선소를 짓는 와중에 배를 선조하여 납품일을 맞추고, 뗏목같은 바지선으로 울산에서 중동까지 건설자재를 수송하였던 일화들을 보면 작고하신지 수십년이 지나도 이분만큼 이 명언에 맞는 사람이 없다.
https://news.joins.com/article/11493782
https://m.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nNewsNumb=20150216644&nidx=16803
물론 하고싶다 해서 무턱대고 진행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자신이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주기적이고도 비판적으로 자가 검토를 해야한다. 또한 자신의 뜻과 의지를 비난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방식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사람은 앞 문단에서 말한 부정적인 사람과 달리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므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실 자신의 의지에 비난적인 사람과 자신의 방식에 비판적인 사람의 차이는 명백한데도 다수의 사람들은 그 둘을 같은것으로 인식해 버려 안타까운 모습을 보인다. 두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둘다 받아들여 아주 소심하게 살아가며 자존감을 떨어트리거나 반대로 자신의 잘난 부분에 취해 두가지 다 쳐내고 독단적이고 독선적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나의 경우에는 좀 특이하게 성장을 하면서 성향이 조금씩 바뀌고 사고의 깊이가 달라지면서 앞서 말한 좋지 않은 두가지 경우를 다 실천해 보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두가지의 차이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내가 하고 싶은 바를 향해서 매일 정진하려 노력한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철학적인 사고를 놓게 되면 그 둘을 잘못 구분하기도 하지만, 그런 날을 줄이고자 지금 이런 철학적 글을 적고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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