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당신과 헤어질 때는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라_마더 테레사

2020. 5. 30. 10:22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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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no one ever come to you without leaving better and happier. _Saint Mother Teresa

 

 이 말은 테레사 수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다수의 유명인이 남긴 명언들은 자신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남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내용도 자기 수양과 관련한 여러 말들 중에 섞여 있는 편이다. 그러나 순수하게 타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한 말이 담긴 격언이 단독으로 남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다. 아니면 내가 평생 살아오면서 듣고 익힌 격언들이 내 자신의 발전을 위한 것 위주로만 찾아보고 눈에 들여왔으니 나의 지식의 편향이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록 내가 아는 격언들이 내 자신의 발전을 중시하는 것 위주라 하여도 그리고 현재의 내 삶의 주된 방향 또한 그렇다 하여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통해 나아지고 더 행복해진다면 무척이나 기쁠것이다. 사실 블로그 활동도 그런 의미에서 시작한 바가 컸다. 이 블로그 내의 다른 글에서 몇번 언급되기도 했지만 올해의 그 질병이 퍼지면서 온갖 선동적인 기사들과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만연하여 주변 지인들 조차 판단이 흐려지는 것을 보고, 그런 글들에 대한 홧김에 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홧김에 시작한 것이라 초반의 글의 성향이 다소 치우쳐진 느낌도 있으나 글을 쓸 때의 마음 가짐은 항상 똑같다. 적어도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선동성이 짙은 글들에 치우쳐지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요새는 그와 별개로 우연히 어느 사람의 글들을 보면서 내가 나아가고 더 행복해지는 사람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이야기 중 잠시 샛길로 빠져나와서, 나는 여기서 내 신상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아직 젊은 나이네 라는 얘기를 들을만한 나이이다. 나이 밝히는걸 꺼리는 이유는 사회생활 초기부터 경력에 맞지 않는 여러 일들을 맡는 바람에 지인 중에도 내 나이를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한참 경력과 직책이 높은 사람들과 협업을 하면서 협력업체와 회의 때 이따금씩 젊어보이신다면서 경력을 떠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럴때면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는 몇년째 근무중이라고 에둘러 말하고 해당프로젝트와 관련된 더 전문적인 내용으로 화제를 돌렸다. 그러다보니 나와 같이 일을 하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내 나이를 실제나이보다 몇년 더 높게 짐작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고 블로그도 지인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앞서 얘기한 글을 쓰는 사람이 나보다 조금 더 젊은 분이며, 내가 나보다 젊은 사람의 글에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에 스스로 놀랄 만큼 젊은 꼰대가 되었던 것에 대한 변명의 일환이다. 사실 사회생활이 아니더라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주변 어른들과 대화하면서 배우는걸 주변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재미에 맛을 들린 지적 허영심이 넘치게 살아온 인생으로서 나는 사고의 오만함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의 사유에 대한 글을 읽으면 불필요한 경쟁심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그 분의 글을 읽을 때 느낀 첫 감정은 겸손과 존경심이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감정이라 표현이 잘 안되는것을 보면 이런것이 경애심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그 분은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도 남을 위하는 마음이 담겨있고, 나는 사회적 이슈를 얘기하면서도 나와 주변에 대한 마음에 국한되었기 때문이겠다.

 

 

 아무래도 그런 감정을 깨닫고 내 글을 보니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다시금 느낀다. 일부 지인은 알고 있는 일이지만 나는 원래 이과적 성향 만큼 문과적 성향도 강해서, 살아오면서 취미생활로 지은 자작시와 짧은 단편 소설이 꽤나 많다. 아마 시의 갯수로는 세자리쯤 되고 소설은 서너편되었지만 완결시킨 작품은 없다. 물론 출간할만한 수준이 안되기에 내 노트에 남아있다가 버려지거나 읽고 싶어하는 친구를 위해 개인적으로 소량 인쇄하고서 내 기억속에서도 버려진 것들이 전부이다. 그러나 내 업과 관계없이 문학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었으며 학생때는 남 몰래 신춘문예 등에 몇번 도전을 해 봤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어 내 글의 깊이가 부족함을 느끼며, 대학 졸업이후로는 완전히 마음을 접고 살았다. 솔직한 말로 글을 못쓰는 편은 아니라 생각했지만 문학적 표현에서의 깊이로는 한참 부족하다. 그런데 이번에 느끼는 생각으로는 그런 쪽에 대해 수양을 하지 않아도 그 분의 글을 읽고 드는 생각을 다듬는 것 만으로 실력이 늘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는 다시 진행해야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생기고 인생 계획과 관련해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내용도 많아져서 뉴스등을 보는 시간도 줄이고, 기존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할 시간도 따로 만들지 않고, 취미로 글쓰는 시간도 줄였지만 비밀 노트를 새로 하나 사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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