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0. 00:57ㆍ정치
올해는 구조 공부를 하기에 바빠서 취미로 쓰는 글도 거의 못쓰고 블로그 글도 많이 올리지 못하는 편이라 기존의 정리된 내용이나 되짚을겸 몇가지 올리곤 하였는데, 오늘은 그래도 흥미로운 생각이 들어 잠들기 전 잠시 시간을 내 외교 정치에 대한 글을 남기게 된다.
최근 중국의 공산당이 공동부유를 주장하면서 자국 기업들에게서 수십조원 규모의 기부금을 받아 국가 사업에 돌리고 있다. 이것을 보면서 시진핑의 체계가 계속 유지된다면 미국이 무력을 쓰지 않는 이상 결국에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는 순간이 오겠다고 느꼈다. 원래 자본주의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자본의 집중이 발생하고 자본의 집중이 또 경쟁 우위를 일으킨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기업 차원에서는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정부 치하에 있다는 것이 경쟁력을 떨어트리겠지만 국가간의 경쟁 관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힘이 국가 경제 규모 그 이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사회주의 체계를 유지하지만 기업 경영 활동은 자본주의를 받아 들였으며 그 기업들은 내수 순규모 뿐 아니라 아직도 상하이, 베이징, 선전등을 제외하면 개발 도상 지역이 널린점에서 자체적 시장 확장성이 엄청나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미국 GDP의 70% 수준은 이제 가뿐히 넘길 정도로 성장 하였음에도 아직도 성장세가 상당하다. 그 모습을 중세 시대의 나라에 비유하자면 잘나가는 상인 길드가 즐비한 국가에서 왕권 강화 정책을 한창 피고있는 꼴이다.
또한 중국은 중화사상이라는 단어가 말해 주듯 나라 전체에 민족주의적 문화가 저반에 깔려 있다. 원래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국가는 주변의 견제를 당하기 쉽지만 실제 경쟁이 붙기 시작하는 경우 표면적인 국력보다 훨씬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볼 때, 그 정도가 심해져 국수주의와 전체주의 성향에 기반한 권력이 형성될 경우 지도자가 방탕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가가 도핑을 한 듯 빠르게 국력을 기르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 도핑 효과 끝물에 정권 유지에 대한 갈망이나 탐욕에 의해 전쟁으로 이어지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상당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중국의 외교와 그 국민들의 자세를 보건대 중국이 지금 미국 GDP의 73%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그들 지도 계층이 스스로 느끼는 국가경쟁력은 10% 수준밖에 안되는 듯 하다. 중국 같은 경우 그들 스스로를 '기호지세'라 평하는 경우가 있는데 말 그대로 호랑이를 타고 나아가는 기세와 같아서 그 성장이 주변국을 두렵게 하지만 그들 스스로도 기세가 꺾여 멈추게 되면 오히려 자신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을 수 있음을 알아서인지 권력 강화와 함께 날이 갈수록 국수주의적 성향을 띄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이런 식으로 대놓고 반 자유주의적 행보를 보이면 서강 연맹 체계의 압력으로 누르는게 합당한데 현실은 서강 연맹은 이젠 다 금이 가버린 상황이다. 트럼프 시절 진행한 자국 우선주의 바탕의 폐쇄적 외교 행보와 중국과의 1대1 힘싸움 구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럽의 수장인 독일의 수출 경제를 위협하였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럽이 한동안 중국에 우호적으로 협력하는 시기가 있었다. 이 과정 속에서 원래 유럽의 경제 지배 영향권에 있던 아프리카 지역 상당수가 중국의 자본 진출을 허용하였으며, 일대일로라는 표어 아래 진행된 약소국의 경제적 지배력을 취하는 정책들로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남쪽 지역은 거의 중국의 영향권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가 초기에 국제 경찰 노릇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시점에서 어느정도 예견이 된 내용이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80711129200009
"캄보디아, 대중국 의존도 낮추지 않으면 준식민지로 전락"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 캄보디아 훈센 총리 정권이 중국에 대한 정치, 군사,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중국의 준(準)식민지로 전락할...
www.yna.co.kr
(캄보디아 총리가 정치적 위치가 있어서 말을 순화하였으나 이미 저런 발언을 총리의 위치에서 언급한 시점에 경제 식민지나 다름이 없었다.)
바이든 당선 이후로 다시 연맹 외교 정책으로 전향하면서 서강의 우방국을 모집하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으나 그 과정이 험난해 보인다. 이미 금이 가버린 자유진영 연맹 체계를 다시 구축한다고 하여도 중국이 경제 식민지적 도상 국가들을 많이 확보를 한 시점에서 내수 경제만 다진다 하여도 한동안은 중국의 성장률이 국제 평균치보다 높을 것이 뻔한 상황이다.
결국 이런 추세는 미국 금융위기 직전까지 한동안 자리 잡혔던 미국 vs 유럽연합 vs 그 외의 제 3국들 체계에서, 서강 연합 중심의 우방 진영 연합 vs 러시아 + 중국과 그 아이들 체계로 자리 잡혀감을 얘기한다. 이 속에서 서강들의 현재 외교 상황을 보면 한국과 대만을 키워서 자기들 앞에 세우려는 의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 이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얻을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중국의 성장세를 생각하면 당장 이 의도대로 순응하여 따라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크게 얻지 못한다.
현재 이 나라에서 생각을 해야하는건 지금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방의 우방이나 중국의 아이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엇비슷한 힘의 균형에 영향을 줄 능력이 있을때 우리나라의 발언권이 증가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독자적인 노선을 타고 있는 영국과 인도에 집중해서 경제 블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국가끼리 새로운 우호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둘 필요가 있다. 15년전 아직 미국의 견제 대상이 되지 못한 중국처럼 남들이 눈치 못채게 우리만의 천하삼분지계를 속으로 그리며 외교를 진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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