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정책과 자국 우선주의 정책

2020. 11. 9. 20:49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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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에 국내의 언론과 정치인들의 발언과 행동들에 너무나 실망하여 정치관련 카테고리의 글을 쓰지 않고 홀로 공부하는 시간을 더욱 가지겠다 하였다. 그 이후로 자연히 블로그 글 쓰는 것에 마음이 멀어져 글을 많이 남기지 못하였다. 그런데 미국 대선이 끝나고 생각해보니 국내의 언론과 논평가들은 아무도 다루지 않을 듯한 중요한 내용이 있어, 아직 스스로 공부를 충분히 마치지 못했으나 글을 하나 남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일과 경제 산업구조가 비슷하다는 얘기는 블로그 내의 여러 정치, 경제 관련 글에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과거 미중 무역 갈등을 비롯한 여러 이슈들이 국가 경제에 미친 영향도 상당한 공통점을 가진다는 것도 언급을 하였다. 그런데 내가 말하지 못한 한가지 사실은 독일의 국민들과 한국의 국민들이 트럼프에 대해 가지는 인식이 너무나 극명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자유진영 논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웬만한 사람들이 트럼프를 극도로 싫어하고 동맹파괴자로의 인식을 가지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진영주의를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트럼프를 지지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 이유는 독일의 언론은 그동안 트럼프 정부가 행해온 국제 조약 파기들과 관세 수정등 기존 협력체계를 부수고 중국과 동맹국을 똑같이 겁박한다는 사실을 위주로 대중들에게 지각시켰지만, 한국의 언론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한시켜 모든 흐름을 조명한 차이에 있다.

 사실 트럼프 정부 초기와 중반기에 여러 정상회의에서 유럽측은 트럼프의 이런 행보를 용인할 수 없고 이럴 경우 자유진영 동맹관계에 금이 갈 것이라고 몇번이나 경고를 하였다. 그러나 그 때마다 트럼프는 그 어떤 국가도 미국에 대항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할 뿐이었다. 이러한 갈등은 자유진영 국가들의 결속을 위한 G7 회의에서도 확인되었고 트럼프를 따돌리고 다른 국가들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외신에 보도되었으며, 심지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에 돌아와 미국을 제외하고 G6로 진영체계를 구축하는걸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까지 하였다.

 당시 이슈가 됐던 사진이 위의 사진이다. 얼굴이 가려진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책상에 손을 짚고 트럼프에게 항의를 하였으나 트럼프는 시선을 피하고 무시하는 장면이 여러 매체를 통해 크게 이슈가 됐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180608_0000330541

 

트럼프 'G7 왕따' 되나…마크롱 "미국 뺀 G6성명 가능성"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72)과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한 국제무역질서를 촉구하고 있는

www.newsis.com

 당시에 마크롱의 발언은 분명히 충격적인 큰 뉴스였는데 국내에서 해당 건에 대해 다루는 대형 언론사가 없어서 CNBC등의 외신을 확인했던 기억이다.

 우리나라의 언론이 자유주의 진영에 관한 논리를 무시하고, 우리나라 보수주의자에게 있어서 트럼프의 이미지는 상당히 좋은 이미지이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의 트럼프의 이미지가 얼마나 안좋은지, 특히 독일에서의 이미지가 얼마나 안좋은지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유럽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시사 잡지중 하나인 슈피겔의 최근 표지를 보면 약간은 이해가 될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와서, 트럼프 행정부 이후로 실질적으로 EU와 미국의 신뢰관계가 무너졌다. 당시 영국이 탈퇴 예정이던 EU, 혼자 살아남을 방도를 찾던 영국, 미국-일본-캐나다 동맹 관계 등으로 자유진영 동맹체계가 갈라서면서 독자 노선을 걷는 양상을 보였고, 영국과 EU는 자신들이 오히려 중국편을 들어주기 시작하면서 미중 분쟁이 더욱 장기화되는데 일조하였다. 그 이후로 아프리카권에 영향력이 상당하던 유럽이 중국편을 들면서 국제기구에 친중 인사들이 수장이 되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사실 나는 이번에 유명희씨가 WTO 사무총장 후보에 올랐고 미국이 적극 지지하고 있음에도 유럽국가들의 친중성향의 아프리카 후보에 몰표를 주는것도 이런 이슈들의 연장선으로 생각한다.

 

 결국에 국내의 언론들이 트럼프의 정책을 미중분쟁에 국한시켜 해석하는 것과 달리 해당 정책들은 진영체제에 금이 가도록 방치하였고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도록 방치하여 우리에게 지대한 국가적 손실을 야기하였다. 그러나 내가 기존의 글들에 이러한 내용을 다루지 않았던 것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진영체계가 유지된 채로 미국의 편에 서는게 가장 이상적인 전략이며, 이를 위해서는 대중들에게 반중 감정이 어느정도 남아있는게 결과적으로 더 유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결국엔 트럼프가 재임을 하지 못할거라고 속으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반미 감정이 잘못 들어서는건 다음 정권에서 오히려 불리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너무 친미성향에 빠져버려 우리나라 국민의 관점이 아니라 미국의 관점에서 사고를 하여 트럼프를 실제로 지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 답답함이 생기는걸 감추는건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진영체계속에서 미국의 편에 서는건 당연한 전략이지만, 미국이 국수주의 수준의 자국우선주의를 펼칠경우 가장 먼저 무너지는건 우리나라인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하는게 상당히 길어질 우려가 있어 과거 내가 즐기던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쉽게 묘사를 하자면, 진영주의체계는 반반싸움과 같다. 전장을 반틈씩 먹고 반반싸움을 하는 입장이면 우리나라는 진영의 국경선에 위치한 전략 보급기지이며, 게임속 중앙 멀티와 같다. 이런 곳은 게임이 끝날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든 확보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자국 우선주의의 입장이라면, 미국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저글링 한부대와 다를게 없어서 자동 공격을 눌러놓고 죽든 말든 할일을 다 시켰는다는 입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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