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칠조를 읽어보며

2020. 9. 1. 12:25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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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언론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엄청나게 여론몰이를 하면서 띄워주는 청원글이 있다.

 과거 시무십이조를 표방하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린 시무칠조라는 글이다. 예상이 되는 내용이기에 굳이 읽어봐야하나 싶다가 하도 이슈가 되어 오늘 출근길에 쭉 한번 읽어보았다. 글에서 불필요한 사족과 상황에 맞지 않는 논거가 좀 있었지만, 읽으면서 몇몇 부분에서는 공감이 되기도 하였다.

www1.president.go.kr/petitions/592084

 

塵人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 대한민국 청와�

나라를 나라답게, 국민과 함께 갑니다.

www1.president.go.kr

 공감가는 부분과는 별개로 읽는 내내 글의 사고 수준이 너무나 낮은데 있어보이려 온갖 현학적 표현만 잔뜩 담아 웃음이 나왔지만 딱히 비판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정부에서 사람을 기용해서 쓰는것에는 나도 진절머리가 낫기 때문이다. 

 검찰개혁 진행하라고 앉혀놓으니 자기 할일보다 정치계에만 관심이라 맨날 부동산 글이나 쓰고 검찰은 윤석열 집단만 패면 끝날 줄 아는 것 같은 추미애 장관님, 국제외교 쇼맨십은 잘하지만 국제 정치 흐름 파악과 관리는 부족함을 보이는 커뮤니케이션 박사 강경화 장관님, 국토교통부 장관에 앉아있지만 자기가 맡은 산업 통계치에 대한 관철이 부족하여 보고받은 자료 인지하기 급급해 말 실수를 인지하지 못하는 김현미 장관님. 그 밖에 몇몇 인물들... 이분들의 과거 행적이 어떠하든 최근에야 힘든시기에 기대하던게 많다보니 행동에서의 실망감이 크게 남는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수준낮은 글에 청원 지지자가 40만명이 넘어서는걸보니 사람들이 진짜 이 글을 이해하고서 지지하는걸까 하면서 역사적인 선동자를 따르던 사람들이 겹쳐보여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프다. 어떻게... 국가 재정상황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엉터리 재정정책과 산업정책을 논하고, 논란이 많은 과거 정부의 특정 산업계획이 실리를 챙긴 정책이었다 주장하면서, 중국과 멀리하고 일본과 친하는것을 실리라 주장하고, 트럼프, 시진핑, 아베, 푸틴을 칭찬하는 수준은 애처롭기 짝이 없다. 애써 돌려말하지만 결국엔 능력이 아닌 재력에 따라 인재를 양성하길 바라고 기득권을 먼저 챙겨달라 주장하는것을 온갖 비유와 한문과 고사를 억지로 끼워넣어 구성한 글이 이렇게나 지지자가 많을까. 충신의 글을 표방하지만 실제 저기서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믿어버리면 나라가 망하게 되니 간신의 글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야 자유롭지만 정책을 논할 때는 보다 깊은 사고와 적절한 대책이 강구되어야만 한다. 비판을 위한 글을 상소문처럼 꾸며놓으니 엉뚱한 정책과 주장을 자꾸 늘어 놓을 수 밖에 없으며 그걸 억지로 끼워 맞추려니 글의 수준이 떨어진다.

 읽으면 대책없이 생각없이 말하는 수준이라 이런걸 굳이 비판하면 마치 정부 편을 드는것처럼 되는것이라 비판을 직접적으로 안하는 글이다. 마치 무논리에 대응하면 역으로 무논리자로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과 같다. 조금만 국가 정책에 관심이 있고 세계 정세를 읽는 사람이라면 얘기할 수준이 아니다.

 이 글을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대다수가 글이 주장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인식하고서 지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본다. 정부에 대한 반발심으로 충분히 청원에 동의할 것이다. 애초에 진짜 나라운영을 생각해서 쓴 글이 아니라 형태만 상소문이고 다른사람들 읽을때 공감되는 부분을 하나라도 더 만들려고 이것저것 끌어다 끼워넣어서 쓴 글이다보니 수준이 깊지가 않다. 원래 해당 글의 의도를 추정컨데 내용이 잘 쓰인 글보다는 적당히 있어보이는 글이 감정적인 사람들에겐 잘먹히니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그런 글로서는 잘 쓴 글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이런걸 언론에서 그렇게띄워주고 필독할 글인것처럼 추켜세우는걸보니 참으로 한탄스럽다.

 글에대한 반발심보다 그냥 언론의 수준과 정치계의 수준이 너무나도 저열하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온다. 이런 글을 진짜 대단하다고 여기는 걸까? ㅋㅋㅋㅋㅋㅋ 그냥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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