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8. 22:02ㆍ개인 일상
요새 너무 글을 오래 안쓴 탓에 글쓰는 감이 떨어지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오늘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려한다. 나는 어릴때부터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었지만 만능인 아이였다. 초등학생때 별다른 학원을 다니지 않고 어머니에게 배운 지식과 스스로 문제풀이집을 훑던 것으로 수학 올림피아드를 나가 장려상은 타는 애였고, 검도도 초등부 단체전에 꼽사리 껴서 운이 좋아서 탄 성적이지만 전국대회 3위 팀에서 선발을 맡았고, 무릎을 다치기 전까진 학교에서 운동회를 하면 달리기 계주를 줄곧 하였고 그 밖에도 적당히 하여서 전교에서 손에 꼽는 성적을 거두는건 심심찮게 하였다.
그러던 내가 항상 인정은 받았지만 수상권 근처에도 못가던 분야가 글쓰기였는데, 어릴때부터 학교 방학 과제를 소설쓰기나 시 작성등으로 대체해서 제출할 만큼 개인적인 열정은 가지고 있었고 대체로 주변 반응도 좋았으나, 어딘지 내 감성은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특별히 이목을 끄는 자극도 없었다. 과거에 내가 이 블로그에 쓴 글에도 남겨있듯 내 어린 시절엔 노력의 가치를 제대로 몰랐기에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금방 포기하는 성격이었다.(위에서 잘했다고 말한 검도 조차도 나보다 못하던 수준의 애들에게 따라잡히는게 싫어서 흥미를 잃었을 정도로...형편 없는 삶의 자세였다.) 그럼에도 꾸준하게도 글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놓지 못하여 고등학생때도 군인시절에도 혼자서 짧은 소설을 써서 어딘가에 남기고 지금도 여유가 생길때마다 글을 써보는 것을 생각하면 내 전공이 이 분야였다면 어떻게 살았을까란 의문을 품곤 한다.
어찌되었든 나는 결국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다녔고 중학교때부터 역학문제를 즐겨 풀던게 결국에 구조해석을 하는 쪽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 업계에서는 나름 내 나이에선 앞서 나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아직까지는 능력적으로나 실적으로나 it같은 주류 산업의 시류에 편승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를 메울 위치까지는 오지 못했다. 사실 별다른 강의나 책 없이도 그냥 남들 짜놓은 코드를 암호해석하듯 쳐다보고 이해하면서 개인적으로 코딩해서 쓰다보니 어느새 비전공자 수준에서는 이미 상당한 코딩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발능력 쪽이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 물리학적 해석을 위한 능력 위주이지만 말이다.) 마음먹고 조금만 시간을 내면(내 기준 조금이라는 것은 하루 매일 2시간 이상씩 2년 정도를 의미하기는 한다.) 진로 변경을 하는 것이야 어렵지 않겠으나 결국 내가 끝까지 갔을때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인지를 고민 하자니 이 길을 우선 가고 있다.
요새 내가 좋아하는 글쓰는 취미를 멀리하면서까지 블로그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것은 위와 같은 자아 성찰의 고민의 결과이다. 최근에 스스로 내 분야에 대한 슬럼프를 느꼈기에 퇴근 후에 독서실에 가서 2~4시간씩 공부를 더 하다가 퇴근을 하고 있다. 주중을 그렇게 보내다보니 주말에는 부족한 활동량을 채워야 체력관리가 될거 같아 클라이밍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직 초급자 수준이고 오래 운동을 쉬었다보니 근력이 많이 줄기도 하였고, 20대와 다른 30대의 회복력을 생각하면서 부상을 조심하느라 일부러 내가 할 수 있는 최대 가동범위를 활용하지 않기에 실력이 빨리 늘지 않고 있지만 과거의 운동신경을 생각하면 몇달 꾸준히 훈련하면 어느정도 즐길 수준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생활 패턴을 조정하면서 기존에 논문 쓰던 시절부터 몸에 베여서 1년 가량 유지하던 하루 5시간 자는 패턴을 다시 지우고 최소 6시간은 자려고 많이 노력중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7시간 정도는 잠을 자는게 보다 더 성실하게 사는 것일테다. 단기 스퍼트를 자주 하던게 몸이 적응해버리는 바람에 5시간씩 자는게 일상이 되어 굉장히 사람이 나태한 뇌파를 가진 기분이 들던 차였다. 이 시기 적절하게 슬럼프가 찾아와서 스스로를 반전시킬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3개월 정도 이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취미와 함께 더 성장한 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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