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남겼던 투자의 개념에 대하여

2021. 10. 26. 00:59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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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나의 동생에게 투자와 관련한 강의를 2시간 정도 진행하였다. 더 해주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체화되지 않는 지식을 단시간에 아무리 많이 전달해준다 한들 시간 낭비이기 때문에 스쳐지나가다 듣기만 하여도 도움이 되는 개념들 위주로만 알려주었다. 만약 동생이 내가 전달한 지식의 가치를 충분히 깨닫는다면 스스로 정진하다 다시 그와 관련해서 대화를 청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해당 시간을 허비한게 될 지 모른다. 해당 지식은 내가 과거에 그와 관련하여 짧게 대화를 나누었던 몇몇 지인들에게 짧게 알려준 것만으로도 실질적으로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근황과 함께 상당한 답례를 받았던 경험이 있었다는걸 인지하여 더욱 귀하게 여기고 뼈에 새겼으면 하지만 내 동생이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나의 경우에 10살 쯤부터 경제에도 관심이 있었고 백전기략과 같은 전술과 용병술 그리고 경영 등에 두루 관심을 가졌기에 이와 관련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책을 읽곤 하였지만(10대 때 문이과를 구분하는 편협한 제도와 물리학자의 길을 고민하던 10대 시절의 지적 호기심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는 이쪽 공부는 덜하게는 되었지만 천성은 이쪽이 더 재능있었다.) 동생은 이와 관련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성격이라 그 성격을 어느정도 인지하고서 그에 맞는 지식만을 선별하여 전달하려 노력하였다.

 여기에 오늘 남기는 내용은 추후에 동생과 이와 관련하여 다시 대화를 하게 될 기회가 온다면 내가 어떤 내용들을 얘기했는지 되짚기 위해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만 정리한다. 첫째로 경제는 상대적이라 개인의 만족 수준은 시장 속에서 절대적인 값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며, 둘째는 우리가 투자를 할때 특정 상품과 기술과 기업에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는 경우는 매우 큰 자본과 직위가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며 실제로 일반 대중이 하는 투자의 99%는 시장 참여자의 행동과 심리를 예측하여 배팅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첫번째의 내용에 대한것은 오해의 여지가 적지만 두번째 핵심 내용에 대한 것은 오해의 여기가 다분하여 내용을 첨언하자면, 우리가 특정 기술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투자를 하곤 하지만 그 상황을 살펴보면 그런 기술들이 시장에서 투자 받을 때 그 기술의 가치 그대로 나열되어서 시장에 전시될 가능성은 없다. 결국 투자를 한 주체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해당 기술에 대한 정보에 노출되었고 그에 따라 다른 시장 참여자의 행동 패턴을 예상하고 배팅을 하는것에 불과한 경우가 99%의 투자 상황인 것이다. 결국에 자신이 단순한 시장 참여자의 일원으로서 투자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경우라면 인류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고 배팅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도 본질적인 투자의 개념이다.

 위와 같은 개념은 사실 너무나도 당연해 보여서 이렇게 쉽게 정보를 접하면 그 가치를 체감하지 못하여 지식을 체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겨우 저러한 얘기를 듣고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지급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서 위의 두가지 핵심 내용을 읽는다면 조금이나마 그 지식을 체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블로그에 경제와 관련해서 가장 초반에 기록한 내용이 대다수의 대중들이 인지하고 있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의 내용은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거기서도 경제학에 대해서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 서술을 하였다. 투자 역시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기본 개념을 오해하고 있기에 자신의 판단을 객관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근본적인 개념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감이 좋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투자가 무엇인지 경험적으로 깨닫게 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저 시기적으로 자신의 투자 방식이 사회의 흐름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으로 체화하지 않은 경우 성공한 사람들도 사후편향과 자기편향에 노출되어 시간이 지나서 크게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하지 않은 세번째 핵심 내용은 세상의 변화를 자신이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세가지 개념에서 첫번째 개념은 투자의 방향성을 잡는데 필요한 개념이고 두번째는 투자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이며 세번째 개념은 투자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이다. 사실 위의 세가지 핵심 내용은 보기에는 간단하나 그것을 체화하고 응용하기 위하여 여러 역사적 사례를 나열하면서 개념을 제대로 심으려면 2시간의 강의는 너무 짧았다고 느껴진다. 실제로 동생에게 중간중간 질문을 던졌을 때 올바른 답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 제대로 익혔을 거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개념이 부족해도 투자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낮아지는 5가지 팁을 중간 중간 녹이면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4가지 투자 방식과 포트폴리오 이론을 이용하는 방법을 간략하게 전달했는데 스스로 그것을 공부하고 익힐지는 개인의 의지이니 그 뜻에 맡길 뿐이다. 그리고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와 같은 경제공부가 왜 필요한지는 투자의 성공과는 또 다른 개념이지만 이 역시 여러번 강조하여 언급해 두었으니 이것은 투자와 별개로 꼭 전공 책을 사서 공부를 하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사족이지만 글을 쓰다보니 초등학생 당시 아버지 서재에 있던 백전기략 책을 읽고 싶어서 옥편을 옆에 끼고 몇주간 해독하면서 뭔말인지도 잘 모를 단어들을 익히며 백전기략을 겨우겨우 완독하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길래 서재에 다시 들어가보니 책이 그대로 있다. 그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렸고 자라면서 지식을 많이 잃었으니 빠른 시일 안으로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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