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2. 21:53ㆍ공학,과학/과학
내 블로그의 성향을 보면 짐작할만한 내용이지만, 나는 인공지능에 관심이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굳이 글에 남기지 않았다. 이 블로그에 250여개의 글을 쓰면서 많은 주제를 다루어왔으나, 몇년간 가장 큰 이슈였던 인공지능에 관해서 적은 글은 거의 없다. 블로그 글을 다 찾아보아도 딱 하나 적은게 있는데, https://gkjeong.tistory.com/48 여기서 다룬 지방정부가 인공지능 관련 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하는 내용의 뉴스만 옮겼다.
지금이야 GPT가 워낙에 큰 이슈가 되었고 GPT 3.5 이후로 일반 대중이 인공지능에 대해 접하기 쉬워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3년정도 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두고 있지만, 내가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고 기본적인 내용을 아주 얕게나마 지식을 쌓으려 했던건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이전 글에서 뉴럴넷이 어떻다는지 이런 것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이슈되는 거의 모든 서비스들의 베타버젼에서 시절부터 한두푼씩 들여서 체험을 다 해보았다. gpt도 2.0 버젼일때부터 뉴스를 챙겨보다가 3.5버젼 부터는 간간히 유료버전을 구독해보다 끊었다 하였고, copilot, cursor등과 같은 코드 보조에 특화된 인공지능 서비스나 gemini, claude 등의 언어모델도 gpt만큼 꾸준히 이용해보았다. 그 외에 람다 기반의 민간 서비스나 미드저니 등과 같은 별도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이용해보고, 그 외에 내가 활용하지 않고 정보만 찾고 말아서 서비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 않으나 fake 영상이나 인공 목소리 등을 만드는 서비스나 프로그램이 어느정도 정보량을 바탕으로 어느정도 퀄리티로 자료를 생성하는지 등등을 알아보는 등 인공지능과 관련한 수십가지 서비스와 활용 범위에 대해서 꾸준히 정보를 수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그런 내용들을 블로그 글에 담지 않았던 것은,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취지 자체가 나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하자는 부분이 컸기 때문이다. 내가 오래전부터 느낀 것은 인공지능이라는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접하는 이상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기 오히려 어렵게 된다. 스스로의 사고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오르지 않은 이상 인공지능을 활용하는게 스스로의 성장을 저하시키는게 첫번째 이유이다. 두번째는 자칫 잘못하면 주객이 전도하게 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속도가 너무나도 빠르기에 새로운 기술들에 적응할 시간조차 부족하여 매번 새로운 기능을 마주하기 바쁘기에 스스로의 분야에 대해 정비할 시간이 없이 인공지능 기술을 따라잡기에 급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신기술 습득이 빠른 나머지 과도하게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지식을 취하는 시간이 늘었으며 오히려 이게 내 본연의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짐을 느꼈다.
그러나 그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게 인공지능에 대해 글을 남기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아니었다. 스스로의 성장을 늦추면서까지 뒤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계속 익히는 판단을 지속했을만큼 인공지능 자체의 강력함은 존재했으며, 내가 성장하지 못하더라도 더 좋은 도구를 계속 갈아끼우면서 겉으로는 성장한 것처럼 꾸밀 수 있었다. 어떤 분야의 중급 기술자 이상만 되더라도 더 좋은 도구를 사용하는게 본인의 실력이 늘지 않았더라도 실제 업무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처럼 스스로 성장을 늦추더라도 새로운 도구를 계속 바꿔가며 손에 익혀두는게 당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는 도움이 되었다. 다만 진짜 문제가 되던 것은 이 모든게 과도기적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코딩을 한두달 공부하여 기초적인 수준의 프로그램은 바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좋은 라이브러리 도구들이 즐비한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AI가 발달하면서 그런 도구들이 매우 빠르게 개선되고 단기간에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는게 진짜 핵심 문제였다. 그렇기에 진짜 AI와 관련된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오히려 시기를 늦출수록 더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기에 일부러 이 블로그에는 AI관련 글을 전혀 게시하지 않았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AI를 빨리 익힐수록 유리하고 AI서비스 활용을 무조건 익혀야만 하는 필수적인 요소인것처럼 얘기하지만, 솔직한말로 새로운 도구에 적응 능력이 떨어지는 30중반 이후의 인간들에게나 통할 소리다. 막말로 자신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약간씩 떨어지고 있다고 자각할 시점에 익히기만 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다. 결국 인공지능을 활용할 본인의 지성과 기술수준이 고급 기술자 수준이 되어야 진짜 제대로 된 활용을 할 수 있다는게 얼마 전 까지의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인공지능에 대한 글을 적는 것은 이제 그런 기술습득이 원론적으로 불필요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결국에 완성된 인공지능 서비스 하나만으로 모든게 해결될 수도 있고, 그와 별개로 기술적인 요소에서는 몇년 지나지 않아 인간의 모든 판단 능력에서 인공지능이 더 나은 판단능력을 갖출 것이라는 것에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도구가 아닌 본인이 인공지능의 도구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최근 노벨 물리학, 화학상 등을 물리학자나 화학자가 아닌 관련 인공지능 개발자나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수상한 시점에서 이런 변화를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고, 최근에 새롭게 공개되는 인공지능들의 여러 서비스들을 보면서 확실히 이런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인공지능이 각 분야의 최고 석학들을 아득히 뛰어넘는다면 그리고 그 인공지능의 1년 이용 비용이 학부 졸업 신입생 1년 연봉수준 이하에서 결정된다면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은 더 이상 더 고등한 지성이 아니다. 내 개인적 의견으로는 이제 개개의 인간이 추구해야하는 것은 '이로움'이 아닌 '의로움'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다시 말하자면 각자의 능력 차이가 무의미한 시대가 찾아 올 수 있으니, 앞으로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은 각자의 실력이 아닐 수 있다. 그런 방향으로 노력을 하다가는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느꼈다. 결국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필요한 것은 더욱 인간적인 가치관들을 존중하는 자세로 돌아가는 것이고, 의로운 행동과 마음가짐이 어떤 것인지 돌아보며 살아가야겠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지금 당장 자신의 분야에 충실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성실성도 결국 의로운 행동 중 하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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