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지평선 (윤하) 가사에 대한 개인적인 잡설

2022. 9. 27. 19:32공학,과학/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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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하 6집 앨범이 나온지는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우연찮게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막상 들어보니 왠지 오래전부터 들은 기분이 들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블랙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던 어릴적의 추억에 잠겼다.

 사건의 지평선이란 물리학적으로 내부 혹은 외부의 사건이 반대편에서 관측을 포함한 그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는 경계면을 말한다. 내가 아는 지식 범위에선 블랙홀에 의해 사건의 지평선이 발생한다는 정도만 설명가능하니, 그 외의 경우의 이론적인 사건의 지평선에 대해 궁금하다면 직접 검색해보는 것이 좋을것이다.

 이 블랙홀에 의한 사건의 지평선을 생각하면, 사건의 지평선을 경계로 내부와 외부는 무한히 늘어난 시간축에 의해서 물리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인식되기에 우리가 관측하고 살고 있는 바깥세계가 아닌 다른 차원속의 4차원 세계이다. 사건의 지평선 경계에 접근하는 모든것은 무한히 길이가 늘어나 원자 이하 단위로 해체되어 흔적도 없어지지만, 바깥에서 관측하기로는 접근하는 경계에서 시간이 무한히 늘어나기에 사건의 지평선 경계에 접근한 물체를 영원히 고정된 모습으로 관찰가능하다. 

 이런 사건의 지평선에 대해 생각하면서 가사를 곰곰히 듣고 있자니, 윤하는 사건의 지평선을 이해하고서 이런 가사를 쓴 것일까 궁금해졌다. 정말로 그렇다면 굉장히 철학적으로 들리는 가사이다. 현재 세계에서의 소멸과 관측에서의 고정을 고려하고서 가사를 썼다면, 고마운 인연의 기억을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보낸다는건 어떤 의미인가... 주말에 노래에 꽂혀 한시간이나 가사를 음미해보니 너머로가 기억을 지평선 너머로 보낸다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 중에 사라진 별빛이 언급되는걸 보니 별의 소멸 과정 중에 생긴 블랙홀과 자신의 사건의 지평선 안에 삼켜진 별의 심상을 바탕으로 가사를 쓴 느낌을 받았는데 상당히 깊이가 있는 듯 하면서도 당장 내 감정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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