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해결 방안은 때로 너무 단순하다.

2020. 6. 10. 05:53공학,과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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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공학 카테고리에는 공대생이 일반적으로 익히게 되는 수준의 공학적 기본 상식들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수식을 편집하는게 귀찮기도 하고, 전공자 기준으로는 너무 뻔한 내용을 어떻게 수학적 내용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알기 쉽게 정리할지 고민하다보니 비전공 분야들보다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내 업이 남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그와 관련해 자료 정리하면서 틈틈히 정리했겠지만, 매일 수식을 보고 계산하고 있는 입장에서 따로 기초지식을 정리할 시간을 취미시간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물론 기초지식은 평생을 반복해서 익히는 것이기에 지금도 보고있지만, 그건 업이고 블로그는 취미 생활이다.

 대신 다른 카테고리와 똑같이 뉴스기사나 생각나는 흥미로운 주제가 생기면 간단히 말로 풀어갈 생각이다. 이번에는 네이쳐지에 초소수성과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실렸기에 가져와 보았다. 학부생때는 과학기술과 관련된 흥미로운 뉴스기사가 뜨면 해당 잡지를 도서관에서 찾아보곤 했는데 이젠 그런걸 읽어본지 꽤나 오래된 듯하다. 예전에 과학잡지들을 구독해본 경험으로서 어차피 시간지나면 버리게 되는 것이라 어쩌다 흥미가 당겨서 읽고 싶은 날이 있다해서 구독을 하기는 쉽지가 않다.

 본론으로 넘어와서 이번에 다룰 내용은 초소수성에 관한 것이다. 소수성이란 물을 밀어내는 성질을 의미하는데 정규교과 과정에서라면 내가 배우던 시절에는 중학교때 처음 배우게 되는 내용이었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비누방울이 어떻게 형성되고 계면활성제가 어떻게 때를 벗겨내는지 배우면서 언급되는 단어였다. 학창시절에 생명과목을 공부했다면 보다 다양한 경우에서의 소수성을 접했을테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기능성 옷이나 우산 때로는 정장등에도 이런 소수성을 접목시켜 발수코팅이 된 원단을 쉽게 접할 수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공학분야에서 소수성이 이용된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비누방울과 이런 코팅의 원리가 다름을 우리는 직관적으로 느낀다. 비누 같은 계면활성제의 경우는 화학적으로 물의 수소결합에 잘 붙는 방향과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인한 차이라면 우리의 기능성 옷은 아주 미세한 돌기로 인한 물리적 특성이다. 우리는 이런 미세한 돌기로 인해 생기는 소수성을 '초소수성'이라 일컫는다. (그런데 이게 내가 배운 기억으로는 그렇지만 재료분야에 대해 깊게 배우지 않아서 헷갈리니 한번 직접 찾아보는걸 추천한다.)

 문제는 이런 돌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초소수성이 증가하는데 정작 작은돌기를 사용하면 공정상의 강도저하와 작은 접촉 면적으로 인한 응력집중현상에 의해 내구성이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좀 더 까끌한 느낌이 있고 초소수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적절한 크기의 미세돌기를 사용하게 된다. 참고로 미세돌기가 초소수성을 띄게되는 매커니즘은 물 분자끼리 서로 잡아당기는 힘 때문에 표면적을 최소화 하려는 성질이 있어 중력이나 기타 하중에 의해 돌기 사이로 물 분자가 들어가려는 힘보다 물분자 끼리 붙잡고 있으려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크기가 큰 돌기와 작은 돌기를 적절하게 섞어서 높은 초소수성을 확보하면서도 내구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적절한 두가지 성질의 도구를 같이 적용하면 보통은 그 중간성질을 가지는게 아니라 두가지의 장점을 적절하게 혼합시킨 도구가 생긴다. 누구나 경험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며 이게 이제와서야 밝혀 졌다는게 너무 어처구니가 없을정도로 간단한 방법이다. 물론 크기가 다른 돌기를 균질하게 섞어서 분배시키는건 공정이 그만큼 어려워지니 처음에 시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공학기술은 이미 충분히 발달했음에도 그런 시도를 못해본건 과거의 연구들을 계속 답습하기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래는 관련기사를 남긴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37227

 

[표지로 읽는 과학] 물 튕겨내는 '초소수성' 유지하며 강성도 높이는 기술 개발

네이처 제공국제학술지 ‘네이처’는 5일 얼핏 보면 파란 바다처럼 보이는 ‘초소수성 표면’의 모습을 표지로 실었다. 초소수성은 물에젖지 않는 성질이다.표면을 건조하고 깨끗하게 유지할 �

dongascience.donga.com

 참고로 해당 국내 기사가 이것뿐이라 이것을 가져왔지만 설명이 잘못된것이 있는데, '강성'을 증가시키는게 아니라 '내구성'을 증가시키는게 맞으며 강성은 가해진 힘에의해 변형되는 정도에 대한 성질이다. 아래 네이쳐 홈페이지에서 관련 기사를 확인하면 mechanical robustness라고 표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표현은 마모에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하는게 맞겠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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