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재능이 없어도 어떻게 자산을 늘리는가?

2024. 4. 6. 22:0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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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의 제목을 보고 오해할 수 있는데, 이 글은 트레이딩에서 주로 말하는 여러 기술들을 배제하고도 어떻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지 원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으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상향하는 지표와 그것을 따라가는 경향성을 보이는 투자처를 확인하고 이용하려는 노력과 공부는 필요하다.

 

 블로그에 자주 언급한 내용이지만 나는 개별 투자에 대한 투자스킬이나 매도 매수 시점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조언을 하지 않고 경제공부를 스스로하고 좋은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것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평균적인 포트폴리오 운영 능력이 있으면 개별종목 투자에서 상위 3%정도의 선구안을 가진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내 오랜 친구들은 이 얘기를 나한테서 자주 듣고 직접 옆에서 어떤 식으로 투자하는지 보았기에 이해를 하고있고 나는 이게 너무나도 당연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다수의 사람들은 이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듯 하다. 그래서 아주 간단하게 수학적 예시를 들어서 설명을 하려고 한다. (참고로 내가 말하는 포트폴리오 식 투자는 포트폴리오 초창기 이론 그 자체와는 좀 다르다. 내가 주장하는건 포트폴리오 이론에 기반하여 어떻게 투자에 접근해야 투자 실력과 무관하게 수익을 볼 확률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개념 자체에 집중 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초기 이론 자체는 디커플링 된 자산을 보유함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수학적 증명에 가깝다.)

 

 특정 시점에 내가 200이라는 자금을 가지고 투자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투자처로 생각한 곳은 A, B 두가지가 있다고 가정하자. 투자 기간은 2년이라고 가정한다. A라는 자산은 1년간 50%가 하락했다가 다시 100%가 올라서 (1/2)*2=1배 로 2년 후 가격이 처음과 그대로라고 가정한다. B라는 자산은 2년간 매년 10%씩 성장하여 1.1*1.1=1.21배 로 가격이 총 44%가 올랐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가장 투자수익이 극대화 하는 경우의 수는 B라는 자산에 1년간 전체 자금을 투자했다가 A라는 자산에 나머지 1년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 경우 1.1*2=2.2배가 되는 말도 안되게 높은 수익을 가져올 테지만, 현실적으로 이렇게 투자가 가능한 사람은 전문투자자 중에서도 아주 극소수이다. 이런 재능이 확실한 사람에게 포트폴리오식 투자를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보통은 A만 선택했거나 B만 선택했거나 A,B를 각각 가만히 들고서 2년을 보내는게 일반적인 편향성을 가지는 대부분의 사람의 행동이다. 이 각각의 경우 자산은 2년전과 비교하여 1배, 1.21배, 1.105배가 된다. 현실적으로 현금을 25%정도 남겨두었다고 생각한다면, 각각 1배, 1.1575배, 1.07875배가 된다. 내가 느끼기에 단타를 치겠다고 매번 왔다갔다 하면서 거래비용을 허비하는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90%의 사람들은 이렇게 행동한다. 남는 현금을 특정종목에 일방적인 물타기와 불타기를 하는 경우는 많이 봤으나 A,B 자산군 과의 관계식을 바탕으로 비중을 맞추기 위해 매매를 하는 경우는 보기가 어렵다.


 반면에 포트폴리오식 투자를 한다고 가정하자. 포트폴리오 투자자중 하위 50%가 선택하는 5:5 투자로 A,B 를 처음부터 절반씩 넣고 1년 후 리밸런싱을 해서 다시 절반씩으로 맞추고 나머지 1년을 더 가져간 경우를 생각해보자. 처음에 A에 100, B에 100이 들어가면, 1년후에 A는 50, B는 110이 되어 전체 자산이 160인 상태가 된다. 이 시점에 리밸런싱을 한다면 1년 후에는 A에 80 B에 80가 들어간다. 그리고 1년이 지나면 A는 80*2=160, B는 80*1.1=88 가 되어 합산은 248가 되므로 처음 200과 비교하면 1.24배로 증가한다. 이렇게 단순한 포트폴리오 운영만으로도 경우에 위의 확증편향을 가진 경우의 수 세가지보다 우수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그럼 이제 좀 더 현실적인 운용 방법을 적용하여, 현금 자체를 투자용 현금이라 생각하여 초기 현금을 25%를 별도로 두는 것을 가정하고, 최소현금비중은 5%, 최대 현금비중은 45%로 설정하자. A,B 두가지 자산은 초기 투자금까지 추가 매입 혹은 매도를 하는 전략을 가정한다. A,B 자산 비중이 초기보다 5%이상 벗어날 경우 리밸런싱을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가정한다. 단, 첫번째 리밸런싱 이후엔 해당 리밸런싱 직후의 비율을 기준으로 한다. (포트폴리오의 경향성이 유지되려면 리밸런싱 직후의 비율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온다. 

 이 경우 최종 자산은 225.5762으로 초기 200 대비 1.1279배가 된다. 이렇게 보면 위의 사례와 비교할 때 실망스러울 수 있으나, 이 경우 전체 투자기간동안 평균적으로 현금을 32.66을 쥐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A,B 자산 매입을 위해 사용한 자금 대비하여서는 1.35배 정도 증가하는 효과를 보여준다. 이 방식은 개별 자산의 급격한 상승, 하락이 발생한다면 리밸런싱이 진행하기에 개별자산의 분할매수 분할매도가 적절히 이루어지기에 반도체와 AI와 같이 같이 커플링되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 섹터를 투자하더라도 어느정도 유의미한 자금 이동이 발생한다. 다만 현금과 리밸런싱 대상 자산군과의 1대1 밸런싱을 하기에 지나치게 단기 낙폭이 큰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넣었을 경우 현금 관리가 안될 수 있으며 자산군이 많아지면 리밸런싱 시기가 너무 자주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위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방법은 나름 나쁘지 않은 방식이지만, 개별 자산마다 초기 투자금을 기억해두고 리밸런싱 시기마다 리밸런싱 직후의 비율을 기록해두고 있기는 굉장히 불편하다. 이런 방식이라면 전문투자자가 아니라 다른 일과 병행하는 입장에선 따라하기 힘들다. 그래서 아래에선 비슷한 효과가 있으면서 매우 손쉬운 리밸런싱 방식을 예시를 또 하나 보여준다. 이것은 현금을 제외하고, 투자한 자산군의 비중 모두가 일정 값 이상을 벗어나면 맨 처음 설정한 비중대로 다시 분배하는 방식이다. 리밸런싱 할 때마다 초기 비율로 돌리는 것이기에 리밸런싱을 진행할 때 한번에 모든 자산군의 자금이동을 하는건 번거롭게 되지만 리밸런싱 직후의 비율을 따로 기록하지 않아도 되니 현실적으로 무척 간편하다.

 이 방식을 적용할 시 최종 자산 결과는 225.5654로 초기 200 대비 1.1278배가 된다. 위의 방식보다 훨씬 관리하기 간단하면서 효과는 비슷하다. 사실 이 예시에선 현금이 평균적으로 45만 쓰였기에 실질 투자 금액에 대응하는 이익비는 훨씬 커진다. 다만, 위의 방식은 리밸런싱을 진행할 때 개별자산의 상승, 하락을 기준으로 리밸런싱을 하지만, 이 방식은 전체 자산군 사이의 괴리가 충분히 발생한 경우에만 리밸런싱을 하므로 AI와 반도체 처럼 커플링 되는 자산에 투자할 경우 리밸런싱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상승장에 가만히 들고 있다가 하락장에서도 가만히 들고 있는 경우가 생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현금의 최대, 최소 비중을 정해두는게 합당하다. 유의미한 자금 재분배가 없으면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수익실현이 어렵기 때문에 커플링되는 자산군은 되도록 하나의 섹터로 생각하고 비중을 관리하는게 중요하다.

 이 외에도 리밸런싱을 하는 기준과 방식은 수만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핵심은 한가지다. '관련성이 적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자산들을 여러가지 매입 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평가 받는 것의 일부를 팔아서 나머지에 분산투자 하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수익을 볼 확률을 꾸준히 키우는 것' 이것은 투자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며, 전략의 우월성이 갖춰진다면 전술의 우월성을 일반적인 범주 안에서는 능가한다. 아니, 오히려 전술에서 부족해서 전투를 할 때마다 밀리는 느낌이더라도 전략이 좋으면 결국에 시간이 지나면 승기를 잡게된다. 따라서 이 핵심 개념에 대해서 가장먼저 받아들일 필요성을 자주 얘기하는 것이며 투자를 하는 기술적인 부분은 언급하지 않지만 좋은 포트폴리오와 스스로의 경제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계속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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