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난이도를 낮추는 안건에 대한 지지를 남기며

2023. 6. 16. 23:31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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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수능의 취지 상 상위등급에서 변별력이 난이도로 결정되는게 사회적으로 기대값이 높지 않고 반면에 기회의 불균등을 심화시킨다는 개인적인 의견하에서 작성되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주장하는 비문학 지문이 나오면 안된다던지와 같은 해괴한 소리를 지지하는 바는 아니다. 수학능력에서 가장 중요히 판별해야 할것은 독학 능력이며 이를 위해서는 한번도 읽어본적 없는 글에 대한 이해도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비문학 지문 자체가 유출되거나 해당 지문 자체가 특정 개념이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지문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난이도의 비문학 문항의 풀이 능력은 사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독서량이 지극히 떨어져 이미 수학능력 자체가 떨어진 다수의 학생의 문제라 생각된다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히려 언어는 어느정도의 난이도가 있는 문제를 내고 비문학 문항 비중을 충분히 두는게 더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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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대통령이 수능난이도를 쉽게 조정하기 위해 대입 담당 국장까지 경질 시키며 의지를 가지고 강행 돌파하는 모양새다. 처음에는 국가에서 가장 큰 시험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려고 무리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현 정권에서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고 갑작스레 강행하는 정책들 중 처음으로 내 개인 철학에 맞아 이번 글을 남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수능 공부를 깊이 시키는게 사회에 도움이 되는가 의문이다. 물론 지난 정권에서 처럼 수능 비중을 축소시키고 지나치게 수시위주로 편중 시키면서 돈으로 스펙을 쌓으면 대학을 가기 쉽게 만드는건 반대하기에 나는 정시비중을 높이는 걸 지지한다. 그런데 현 정권에 들어서면서 다시 정시비중을 높인다고 하자(사실 정시 확대 이 부분은 지난 정권 말기의 지시사항이 이어지는 것이라 현 정권의 판단은 아니라는 분석이 존재한다.) 자퇴를 하고 정시에 집중하겠다는 학생이 느는 현상을 다큐멘터리로 보고 사회화보다 입시전략을 우선으로 하는 현 세대의 일부 가치관에 넋이 나가기도 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수능 난이도를 극단적으로 낮추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오히려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수학능력은 남이 가르쳐 준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과 독학하는 능력 이 두가지를 포함한다. 그리고 내 생각에 사회의 창의성을 기르고 동시에 개인의 성장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독학하는 능력을 우선하여 선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독학능력을 시험으로 평가할 수 없기에 차라리 현재의 실력보다는 본인의 컨디션 관리 능력과 운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선별하는게 더 합리적이라 판단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사립 고등학교 비율은 45%가 되고, 학교에서부터 수업의 질은 크게 갈리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독학하기 어려운 수준의 시험으로 학생을 판별하면 그 시험은 학생의 집안을 평가하는 경향이 커지게 된다. 물론 집안이 특별히 좋지 않더라도 선천적으로 특출난 학생은 상위권에 독학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독학은 습관의 영역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력이 큰데 이제 겨우 공부를 시작하는 10대의 실력으로 선을 그어버리면, 대학에 와서 언제든지 역전하여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많은 인재들을 저평가하게 된다. 수능의 난이도로 변별력을 높이려고 할 수록 공부할 의지가 있지만 형편에 따라 알바를 병행하며 꾸역꾸역 따라오는 다수의 학생이 스스로 공부할 의지는 없지만 부모의 지원을 많이 받고 부모의 눈치를 받아 학원 강습을 받은 학생보다 저평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기에 나는 수능은 말 그대로 수학능력만 평가하고 그 이상의 변별력이 필요할 경우 정시에서도 대학에서 학과별로 면접을 추가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정한 수준이상에 올라온 학생이라면 그 이상의 점수에서의 변별력은 스스로의 능력이 아닌 타인의 역량에 좌지우지 되기 쉽상이다. 본인을 중심으로 바라보면 자신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기회를 가지면서 자신보다 평소에 공부 못하는 친구에게 밀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게 억울 할 수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기회의 불균등은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크다는 것을 인지하면, 자신의 컨디션을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스스로의 운을 시험하는게 진짜 사회 진출을 위한 시험이라 받아 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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