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_ 장마

2020. 7. 24. 13:13자작시, 주제없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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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겁나게 억수로 흘러내려
비탈길을 걷다 고이지 않은 빗물에도 발이 젖을 수 있음을 상기했다.
더위가 싫어 장마를 즐겼으나
비를 가리지 못할 때야 문제가 있다
비를 받지 못해 내 발이 잠길 때야 문제가 있다.

땅과 풀 포기와 나무는 준비된 만큼 받아들이고
메마르게 가꾼 토양은 단비에도 무너져 흘러간다.
이 땅에 나무와 풀과 배수로까지 마련해야 비로소
장마를 받아들이겠지

오늘은 이곳에 풀 한 포기 씨앗을 심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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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기사를 보니 이번 침수로 허망하게 떠난 목숨이 여럿 있었다. 이 시는 그런 기사들을 보기 이전에 쓰였기에 그 소식을 접한 심정과 관련이 없으나 애석한 마음에 시를 올리면서 기억에 같이 담기 위해 소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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